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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표 맥주 협업, 구조적 한계, 법적 파장

by babibo9324 2025. 6. 2.

북극곰이 쉬고 있는 사진

 

 

곰표 밀맥주는 귀여운 패키지와 부드러운 밀맥주 맛으로 소비자 여러분께 큰 인기를 끌며 수제맥주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제품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성공 뒤에는 OEM 기반의 불균형한 계약 구조와 중소기업의 기술력 착취 의혹이라는 심각한 문제가 존재했습니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간의 협업은 상표권과 제조권이 분리된 OEM 계약이 어떻게 중소기업의 경영을 좌우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곰표맥주 분쟁의 전개 과정과 함께, OEM 수제맥주 계약의 구조적 문제와 그로 인한 업계의 파장까지 깊이 있게 분석하겠습니다.

 

곰표맥주 협업 - 성공과 OEM 계약 구조의 시작

2020년 중소 수제맥주 기업 세븐브로이는 대기업 대한제분과 협업하여 ‘곰표 밀맥주’를 출시하였습니다. 대한제분은 ‘곰표’라는 브랜드 상표권을 보유하고 있었고, 세븐브로이는 제품의 기획, 제조, 유통을 맡는 OEM 방식의 협업 구조였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 채널을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수제맥주 시장 진입 초기에는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었습니다. 실제로 곰표 밀맥주는 출시 직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며 누적 6,000만 캔 이상 판매되었고, 세븐브로이의 매출은 단 2년 만에 22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이 성공은 매우 불안정한 구조 위에 세워진 것이었습니다. 브랜드 소유권을 갖지 못한 세븐브로이는 계약 기간이 종료되자 아무런 권리를 주장할 수 없었고, 핵심 사업 기반을 상실하게 되었습니다. 2023년 3월 계약이 만료되자 대한제분은 재계약을 거부하고, 새로운 제조사로 제주맥주를 선정하여 ‘곰표 밀맥주 시즌2’를 출시하였습니다. 대한제분이 세븐브로이의 시험성적표, 성적분성표 등을 요구한 행위는 하도급법 기술자료 요구금지 위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과 영업비밀이 무단으로 유용되었다고 주장하며 공정위에 제소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위반이 인정될 경우 대한제분은 과징금 최대 5억 원, 손해배상은 피해액의 3배, 입찰 제한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를 통해 대기업의 하도급법 인식 부재를 경고하며 중소벤처기업부와 공정위의 적극적 감독의 필요성을 촉발시켰습니다.

 

구조적 한계 - OEM 계약 구조가 드러낸 수제맥주 업계 상황

OEM구조는 브랜드 소유 기업이 생산은 외주 제조사에 맡기고, 제품에 대한 통제권과 유통 채널을 모두 소유하는 방식입니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의 관계처럼, 중소 제조사가 대기업 브랜드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 제품 성공 이후에도 실질적인 통제권은 브랜드 소유사에 귀속됩니다. 곰표맥주의 사례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불균형이 극단적인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세븐브로이는 브랜드 없이 제품을 생산했기 때문에 계약이 종료된 순간 모든 시장성과 고객 기반을 상실하였고, 자체 브랜드 ‘대표밀맥주’를 출시하였지만 소비자 인식과 브랜드 파워 측면에서 대체제가 되지 못했습니다. 또한 곰표 시즌2가 기존 제품과 비슷한 디자인과 맛으로 출시되면서 소비자들은 큰 혼란을 겪었고, 브랜드 신뢰도에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편의점 전용 OEM 제품 중심으로 구성된 수제맥주 시장은 이미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특정 브랜드와 제조사가 분리되어 있는 구조에서는 제조사가 아무리 좋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어도 브랜드가 바뀌는 순간 그 노력이 모두 무력화되는 구조적 위험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이는 OEM 중심 산업에서 중소기업이 기술과 영업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도 이를 보호받을 방법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자체 브랜드와 기술을 특허화 하여 OEM 수익을 R&D와 브랜드 구축에 재투자해야 하며 기술 유출 방지 조항과 계약 갱신 조건을 명시화 하여 계약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여야 합니다. 또한 기술 자료 요구 범위, 계약 종료 시 재고 처리 규정 등을 명문화함으로써 OEM 계약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하며, 문제가 발생한 경우 중고기업의 신고 접수 시 3개월 내 현장 조사 등 신속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여 하도급법 집행을 강화해야 합니다.

 

법적 파장 - 기술자료 유용 및 하도급법 위반 논란 

OEM 구조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기술자료 유출과 영업비밀 탈취입니다.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계약 종료 전 수출을 명목으로 자사에 수출 거래처 명단, 제품 레시피, 원재료 구성비 등 민감한 정보를 요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세븐브로이는 OEM 협업 구조상 거래를 지속하기 위해 이를 거절하기 어려웠고, 결국 이러한 자료가 경쟁사인 제주맥주로 전달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따라 세븐브로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하였으며 해당 건은 하도급법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 중에 있습니다. 하도급법상 기술자료 유용은 명백한 법 위반이며 위반 시 과징금 부과는 물론 형사처벌과 손해배상, 입찰제한 등 다양한 법적 제재가 따르게 됩니다. 실제로 세븐브로이는 계약 종료 직전 생산한 맥주 1500톤을 폐기하고 약 68억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고 밝히며 기술력 탈취와 불공정 계약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한제분은 곰표 시즌2가 독자적 레시피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세븐브로이는 기존 제품과 성분 구성 및 제조법이 유사하다고 반박하고 있습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이 사건은 대기업의 갑질 사례로 지적되었으며 OEM 계약 구조에서 중소 제조사의 권리 보호 장치가 얼마나 미약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곰표맥주 사례는 단순한 계약 해지 사건이 아닙니다. 이는 OEM 기반 수제맥주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불균형한 권한 배분 문제 그리고 기술 보호 체계의 부재가 낳은 복합적 결과입니다. OEM 모델은 브랜드 파워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중소기업은 브랜드에 종속되어 생존의 핵심 권한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