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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순위 채권, 롯데손보 조기상환 무산, 시장에 미친 영향

by babibo9324 2025. 5. 30.

채권 서류 사진

 

 

후순위채권은 높은 이자율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지만 실제로는 일반 채권보다 훨씬 높은 위험을 동반하는 금융상품입니다. 특히 보험사나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후순위채는 재무 건전성 악화 시 상환 불이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투자 시 그 구조와 리스크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므로 이 글에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후순위채권 - 구조와 투자 리스크의 본질

후순위채권은 기업 또는 금융기관이 발행하는 채권 중에서도 채무불이행이나 청산 시 가장 마지막에 상환되는 채권을 의미합니다. 일반 채권이나 예금과 달리 후순위채권자는 발행기관의 자산이 충분하지 않으면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즉 채권자의 법적 권리 순서에서 맨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고위험-고수익' 구조를 따르는 상품입니다. 이는 결국 후순위채권 투자자가 상당한 손실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의미이며 단순히 이자율이 높다고 해서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더욱이 이 채권은 예금자보호법의 보호 대상이 아니므로 기관이 파산하면 어떠한 보장도 받지 못합니다.

후순위채권은 은행이나 보험사에서 자기 자본을 확충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후순위채를 일정 조건에서 자본으로 인정해 주기 때문에 기업은 자본비율을 높이기 위해 후순위채를 발행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해당 기관의 자산 건전성과 지급여력비율을 면밀히 살펴야 하며 단순히 금리에만 의존해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특히 중소형 보험사나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이 발행하는 후순위채의 경우 잠재적 위험성이 훨씬 큽니다. 금융 시장이 불안정할수록 후순위채 투자자는 신용등급 하락, 조기상환 무산, 유동성 악화 등의 위험에 쉽게 노출됩니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을 고려하면 후순위채는 고수익이 아니라 고위험 상품이라는 사실을 먼저 인지해야 하며 철저한 사전 분석 없이는 접근해서는 안 됩니다.

 

롯데손보 후순위채 조기상환 무산 - 원인과 배경

2020년 5월 롯데손해보험은 10년 만기 조건의 후순위채권을 900억 원 규모로 발행했습니다. 이 채권에는 5년 경과 후 조기상환할 수 있는 콜옵션이 포함돼 있었으며 시장의 일반적인 관행에 따라 2025년 5월에는 조기상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롯데손보는 조기상환을 위한 새 후순위채 발행 계획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의 승인을 받지 못해 해당 채권의 조기상환이 무산되었습니다. 그 배경에는 보험사의 지급여력비율(K-ICS)의 미달이 있었습니다. K-ICS는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 능력을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핵심 건전성 지표로 금융당국은 이를 최소 15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롯데손보의 K-ICS 비율은 약 127~154%로 산정 방식에 따라 기준 미달로 해석될 수 있는 애매한 수준이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롯데손보가 후순위채를 조기상환할 경우 자본이 빠져나가 K-ICS 비율이 더욱 낮아질 수 있다고 판단해 조기상환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롯데손보가 준비한 새로운 후순위채 발행도 승인받지 못하면서 자본 확충 자체가 차단되었고 기존 채권을 상환할 수단이 사라진 셈이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약 1,900명에 달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금 회수 지연을 겪고 있으며 일부는 수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록 약정에 따라 이자율은 기존 5.0%에서 6.08%로 상향 조정되었지만 이는 실질적인 투자자 만족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오히려 불확실성이 더 커졌습니다.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보호하는 입장에서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 및 정보 부족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금융기관과 감독당국의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시장에 미친 영향 - 향후 투자자 리스크

롯데손보 후순위채 조기상환 무산은 단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후순위채권 시장에 구조적 충격을 주는 사건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첫 번째 파장은 관행의 붕괴입니다. 금융권에서는 5년 만기 이후 콜옵션을 통한 조기상환이 거의 당연시되어 왔고 투자자들도 이를 전제로 후순위채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로 인해 콜옵션 행사조차 금융당국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부각되며 조기상환을 신뢰했던 투자자들의 불안이 급격히 커졌습니다.

두 번째 영향은 금리 상승입니다. 롯데손보 사건 직후 푸본현대생명, KDB생명 등 중소형 보험사의 후순위채 유통금리가 일제히 급등했으며 이는 채권 가격 하락과 투자 수요 위축으로 이어졌습니다.

세 번째는 자금조달 시장의 경색입니다. 롯데손보처럼 지급여력비율이 불안정한 보험사들은 자본성 증권 발행 자체가 어려워졌고 이는 중소형 보험사의 경영 안정성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는 투자자 신뢰 하락입니다. 이번 사태는 후순위채가 결코 안전한 상품이 아니라는 인식을 확산시켰으며 향후 투자자들이 후순위채에 대해 더욱 보수적인 시각을 가질 가능성이 큽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투자자 보호 장치의 부재입니다. 후순위채는 예금자보호법 대상이 아니며 불완전판매 논란에도 불구하고 법적 보호 수단이 제한적입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 속에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기회비용 발생 등의 다양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으며 이는 단기적인 수익보다 훨씬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 같은 점에서 후순위채 투자 시 단순한 수익률이 아닌 전반적인 시장 구조와 발행기관의 건전성을 고려한 전략적 판단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후순위채권은 그 높은 이자율로 인해 많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수 있지만 실상은 매우 위험한 금융상품입니다. 특히 조기상환이 '기대'일 뿐 '보장'이 아니며, 발행기관의 재무구조와 시장환경에 따라 언제든지 상환 지연, 원금 손실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번 롯데손보 사태는 단순한 기업 문제를 넘어 전체 금융시장과 투자자 신뢰, 그리고 규제 시스템에 깊은 영향을 준 사건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투자자는 수익률보다 리스크 구조를 먼저 살펴야 하며 금융기관과 감독당국 역시 보다 투명하고 책임 있는 정보 제공과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할 시점입니다.